Page 46 - 월간 통도 2021년 1월호 (Vol 470)
P. 46
magazine TONGDO 사찰의 상징세계
부처님의 말씀과 높은 자리 : 사자후와 사자좌 장식된 깃발이 달려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처럼 경전 속 사자좌는 부처님께서 설법을 행하
불교에는 ‘사자후獅子吼’라는 단어가 있다. 이 시는 최고의 자리라는 뜻을 가진 만큼 아름답고
것은 부처님의 말씀, 즉 설법說法을 사자에 비유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고, 통도사 불화를 비롯한
한 것인데 『유마경維摩經』에는 “석가모니 설법 우리나라 불교미술에는 사자라는 단어에 충실
은 마치 사자가 부르짖는 것과 같았다.”라고 기 하게 부처님께서 늠름한 사자 위에 타고 계신
록되어 있다. 사자의 울음소리는 다른 동물들이 위엄 있는 모습으로도 표현된다.
꼼짝도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시무시하다. 그 이와 같은 사자좌는 우리 조상들에게 큰 인상
렇다면 부처님의 설법 또한 이처럼 크고 무섭다 을 심어 주었고 사자석탑獅子石塔을 비롯한 각종
는 것일까? 부처님의 말씀을 사자에 비유한 것 ‘사자받침’이 발전하게 된다. 여기서 부처님의
은 사자의 울음소리가 모든 동물들에게 들리듯 사리舍利를 모신 탑을 사자가 받치고 있는 것은
이 그 말씀 또한 청중들의 마음에 와 닿아 마치 앉아 계신 부처님을 사자가 받치고 있는 사자좌
온 세상에 울려 퍼지는 것과 같고, 사자의 울부 의 표현이고, 밝은 진리와 광명光明을 상징하는
짖음 앞에서는 아무도 꼼짝 못하듯이 부처님의 불을 받치는 석등石燈의 사자, 부처님 말씀이 널
설법 앞에서는 모두 고개를 조아릴 정도로 그 리 퍼지는 것을 뜻하는 법고를 받친 사자까지
지혜와 설득력이 뛰어나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 모두 동일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소통,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패 등 통도사에 전해지고 있는 수많은 사자
사자가 불교에 등장하는 또 다른 단어는 바로 받침들은 이와 같은 경전에 등장하는 사자좌를
‘사자좌獅子座’이다. 사자좌는 부처님이 앉아 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어떠한 사물 속에도 부처
신 높은 자리를 뜻하는데 부처님이 가장 높은 님이 계시며, 그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보
지위에 있는 분이므로 사자에 비유되니, 그분께 여 주는 참신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사
서 앉으시는 상좌도 사자와 같다는 것이다. 또
한 사자좌는 부처님께서 앉아 계신 것이 마치
사자가 다른 동물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것처
럼 우뚝 높이 솟아올라 보인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이 사자좌의 형상에 대해 『화엄경華嚴經』
에는 “사자좌가 높고 넓고 기묘하고 훌륭하여
보배로운 구슬로 받침이 된다.” 하고 『대보적경
大寶積經』에는 “금과 은으로 된 문과 진주眞珠로 목조소대의 사자 받침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