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월간 통도 2021년 1월호 (Vol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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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속 사자 이미지의 시작                                           불교 속 사자의 상징과 의미



         한국과 중국에서 가장 크고 위협적인 맹수는                                   강력한 힘을 상징하던 사자는 불교에 자연스

       호랑이와 표범이었지만 불교가 탄생한 인도에                                   럽게 스며들게 되고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서는 사자였다. 실제로 호랑이와 함께 고양잇과                                 중국에서 한반도로 전해지게 된다. 이후 불교는

       동물 가운데 가장 큰 몸집을 가진 사자는 아프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라는 긴 시간 동안 국교

       리카부터 인도, 페르시아, 중동 지방에 이르기                                 國敎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불교가
       까지 넓은 지역에 서식하고 있었다. 큰 몸집과                                 국교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에는 불상을 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사자는 자연스럽게 숭배                                 두로 석탑, 석등, 대좌, 범종 등 헤아릴 수 없을

       의 대상이 되었고 이는 곧 강력한 왕권을 상징                                 만큼 수많은 불교 조형물이 제작되었고, 그 속
       하게 되었다.                                                   에는 언제나 사자가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자가 불교에 등장한 것은 마우리아왕조 제                                 이처럼 사자를 형상화하는 것은 단순히 겉모습

       3대 국왕이었던 아소카왕(Asoka, 기원전 269~기원전                          을 아름답게 치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불
       232)이 인도제국을 최초로 통일할 때부터이다.                                교에서 사자는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기 때

       인도 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룬 아소카왕은 수많                                  문이다.
       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전쟁에 큰 자책과

       후회를 하게 되었고, 덕치주의를 꿈꾸며 자비사

       상이 담긴 불교에 귀의해 참회할 것을 다짐한
       다. 독실한 불교신자가 된 아소카왕은 인도에

       위치한 불교 유적지를 순례하는데 각 지역마다
       사자를 형상화한 돌기둥을 세운다. 이것이 바로

       사자가 불교에 등장하는 첫 시작점인 동시에 인

       도 최초의 불교미술 중 하나인 아소카 석주(石
       柱, Pillars of Ashoka)이다. 하늘 높이 뻗은 석주 꼭대

       기에 위치한 사자가 모든 지역을 바라본다는 것

       은 불교의 자비사상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는
       뜻을 상징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인도 전 지역

       에 알리겠다는 아소카왕의 깊은 포교布敎의 의

       지가 담겨 있다.
                                                          사르나트 출토 아소카 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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