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2월호 (Vol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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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놀러 와서 역시 기문을 남기셨는데 으나, 그곳에 불이 나는 바람에 학생들이
‘노니는 물고기가 적당한 장소를 얻어서 더 이상 그곳에 거주하지 않게 되었다고
큰 놈은 거의 반 자쯤이나 된다.’ 하였으 한다.
니, 그 수가 한두 마리에 그치지 않았음
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씨의 기문에 또
이르기를 ‘예전에 물고기 한 쌍이 있었
는데, 백 년 전에 물새가 그중 한 마리를
엿보아 물고 숲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천
둥 벼락을 맞았답니다.’ 하였는데 이 말
은 망령된 것이다. 가령 부처님의 신령함
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 물새가 물지 못
하도록 하지 않고 꼭 물고 가기를 기다린
뒤에야 천둥과 벼락이 치도록 하였겠는
가?”
-유의건, 「불지설」
불지에 사는 물고기 설화의 진가眞假에 대
하여 대체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
1980년대 이전 고시 준비생들의 거처 흔적
지만 유의건은 그것이 합리성에 어긋난
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시각의
차이는 설화의 합리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개인차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불지에 대한 후일담
불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양산시 하북
면 용연 마을에서 태어나서 거주하는 이
세열(65세) 씨에 의하면, 불지 뒤쪽 바위
의 기운이 세다는 믿음에 따라 그 기운 성범중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에서 한
국한문학을 공부하고 울산대에서 고전문학과 한문학을 가
을 받고자 1980년경까지 고시를 준비하 르쳤다. 한국한시학회장과 울산교육연구회장을 역임했다.
저ㆍ역서로 『역주 목은시고』(전12책, 공역), 『한시로 여는
는 학생들이 공부하던 장소로 사용되었 아침』, 『한시 속의 울산 산책』, 『온계시초』(역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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