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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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을 새기다

           무풍교 석축을 쌓은 뒤에 구하 스님은 “통도사
           는 천년의 오랜 절이요, 무풍교는 영원한 다리

           라네. 여의봉에 올라 물과 나그네를 바라보니,

           군자와 벗하며 자유로이 노니네(通度千年寺,
           舞風萬歲橋, 登山臨水客, 猿鶴伴逍遙).”라는 시

           「무풍교경설음舞風橋更設吟」을 무풍교석축기증 비

           문에 적어 놓았다. 또 무풍교 너럭바위에 구하
           스님의 필체로 “천 년 동안 물 흐를 통도사요

           (流水千年通度寺) 삼월에 꽃들이 떨어지는 무풍
                                                               ● 부도원에 있는 「김치수 석교 공덕비명」(1937)
           교라네(落花三月舞風橋)”라는 시를 새겼다.
           언양 작천정의 정자를 세운 언양군수 최시명은

           청류가 흐르는 무풍한송길 바위에 7언절구를
           남겼다. “동문을 나설 때 고개를 돌려 보니(出洞

           門時回首見) 물소리는 여전히 범종루에 남아 있

           네(水聲猶在梵鐘樓)” 통도사를 떠나는 아쉬움의
           심정을 표현한 시이다.

           하마비길 끝과 마두바위가 세워진 사이에 학가
           당 장우석의 7언절구 시가 새겨져 있다. 이끼

           가 끼어 있어 세월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 부도원에 있는 「통도사견역복구비」(1728)
           있다.






           靈山依舊護僊居(영산의구호선거)   영축산은 옛날과 같이 신선 사는 곳 보호하고
           赤葉黃花邀客車(적엽황화요객거)   붉은 단풍과 노란 국화는 나그네의 수레를 맞이하네.
           三十六年重到日(삼십육년중도일)   삼십육 년의 세월에 다시 이곳에 도착한 날

           循環因果復何如(순환인과부하여)   돌고 도는 인과因果는 다시 어떠한가?
           庚申九月七日(경신구월칠일)         경신년(1920) 9월 7일에
           學稼堂(학가당) 張禹錫(장우석)      학가당 장우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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