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월간 통도 2021년 1월호 (Vol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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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TONGDO                                    영화, 불교




          디어는 얼마나 쉽게 조작하는지를 낱낱이 밝혔고,

          다음 영화 <MB의 추억>에서 17대 대선 당시의 선거
          캠페인을 통해 대통령 출마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당시 당선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MB’에 대해
          각자 어떻게 추억하고 정산할 것인지 생각하고 실

          천할 것인지를 물은 김재환 감독은 이른바 모태신

          앙인이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김재환 감독이 세
          번째 작품 <쿼바디스>에서 다루는 것이 한국 교회

          인 건 정말 실상을 잘 알고 안타까워했기 때문이었

          을 것이다.
           억압과 박해가 있는 곳,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 목

          숨을 잃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교회가 있어야 할 자

          리라는 가르침은 가혹하다. 이주민들, 노예들, 여성
          들처럼 시민권이 없는 이들도 모두 귀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지배자들에게
          는 위험하고 불온한 사상으로 여겨졌고, 대화재로

          혼란에 빠진 로마의 정치적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

          한 희생양으로 많은 이들이 순교하게 되었다.                             인지, 아니면 교회 건물에 경배하러 가는 것인지를.
           그러나 압제자 네로는 쫓겨나고, 그리스도교는 로                          믿음이 그리스도의 말씀에 있지 않고 목사의 권위와

          마의 국교가 되었고, 이후 유럽 지역의 중심종교가                          교회 자산인 부동산 크기에 달려 있는 것인지를.
          되었고, 정치와 문화를 아우르는 통치 이데올로기                            거리나 지하철에서 스님에게까지 ‘예수천국 불신

          가 되었으며, 전 세계에 퍼져 나가 보편적 신앙이 되                        지옥’을 부르짖는 공격적 전도, 북한 김정은이 물려

          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이 없는 동네                          받았다는 백두혈통도 아닌데 목사 집안끼리 세습되
          는 있어도 교회가 없는 동네는 거의 없다. 대형 교회,                       는 교회 권력과 재산, 삶을 거룩하게 가다듬어야 할

          작은 교회, 오래된 교회, 개척 교회…. 참으로 많은                        성직자들의 성性스캔들, 세속의 탐욕과 부정부패를

          교회가 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많다.                              꾸짖는 대신 정치권력과 한통속으로 썩어 들어가는
                                                               유명 목사들, 그런 교회에서 희생과 섬김이 아니라

           <쿼바디스>는 이런 상황에서 묻는다. 교회를 다닌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신도들….

          다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러 가는 것                          이런 한국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다면 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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