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2월호 (Vol 519)
P. 94
번역문 없이 한문 원문에 한글 구결이 현
토되어 있는 불서 한 질을 가지게 되었
다. 국어사 자료일 뿐만 아니라, 을유자
의 사용으로 서지학 연구 자료로도 이용
되고 있다.
이 경전은 석가여래 부처님이 12보살들
과의 문답을 통해 대원각大圓覺의 묘리妙理
와 그 관행觀行을 설한 내용으로 되어 있
다. 1문 1답의 형식이다. 열두 보살은 문
원각경언해 상 1의1, 2장 뒷면 수, 보현, 보안, 금강장, 미륵, 청정혜, 위
덕자재, 변음, 정제업장, 보각, 원각, 현
그런데 『원각경』의 경우에는 앞에서 소 선수 보살 등이다. 각 보살들과의 문답
내용을 각각 1장章씩 배치하여 모두 12장
개한 대로 경 본문과 종밀의 대소초大疏鈔
에 번역문 없이 한글 구결만을 단 책인 으로 구성하였다. 문답 내용이 주를 이루
이른바 『구결 원각경』을 별도로 만들었 어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 관련 전
던 듯 그 책이 오늘에 전해진다. 모두 5 문용어의 출현이 빈번하여, 용어의 뜻을
권이다. 이를 『구결 원각경』 또는 『원각 알아내어 내용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적
경 구결』이라 부른다. 이 『구결 원각경』 지 않은 노력을 해야 한다. 불교 및 선禪
에 사용된 글자는 언해본(목판본)과는 달 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불자들을 상정想定한
리 활자로 되어 있다. 이 활자는 『원각 저술로 보인다.
경』 책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주조鑄造한 『원각경언해』의 원간본은 완질이 전해
동활자로 을유자(乙酉字, 1465년)이다. 지지 않아서, 현재는 복각본인 안심사본
『원각경』을 간행하기 위해 을유자를 만 (1575)을 통해 전체 내용에 접근할 수 있
들면서 한글 구결의 현토를 위해 한글 활 다. 복각 중간본이지만, 권1과 권10은 수
자도 함께 주조하여, 이를 사용해 『구결 록된 내용의 순서와 출입에 차이가 있다.
원각경』을 만든 것이다. 이 책의 한글 구 이를 다른 간경도감 간행 언해본들에 맞
결이 『원각경언해』의 한글 구결과 일치 추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는 점에 비추어, 세조가 구결을 달아 권1은 「진원각경전」과 「조조관」을 제외
두 책을 함께 간행한 것으로 짐작한다. 하면 책 전체가 서문에 해당한다. 간행
이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매우 드물게도 관련 기록인 두 문건 뒤에는 세 종류의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