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2월호 (Vol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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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이렇게나 큰 숫자로 느껴질 수 있다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너무 힘이 들

               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스님께서는 딱 3                   고 다리가 아파서 400배만 하는 날도 있
               개월만 108배를 이어가 보라고 하셨기에                   었습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열흘간 500배

               딱 3개월간 매일매일 108배를 하고는 그                  를 하니까 어느 순간 몸이 가벼워지는 것

               만두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절을                     이 느껴졌습니다. 다리는 힘들지만, 절을
               그만두고 일주일이 지나자 다리에 힘이                     내 자신만의 다리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이

               풀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                   느껴졌습니다. 2주간 500배를 하고 이후

               켜 보면, 당시에는 내 의지가 아닌 스님                   로는 1000배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켜서 했던 것이기에 마음이 안 따라                   1000배를 하면 온몸에 땀이 나서 옷이

               주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흠뻑 젖었고, 다리에 쥐가 나며 고통스러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태어나고, 늙고, 병                   웠습니다. 그러나 절을 마치고 나서는 오
               들어 죽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수                   히려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오늘치 절

               행을 시작하셨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을 다 끝냈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그런 부처님의 출가 계기를 떠올리면서                     상념들이 사라져서 드는 상쾌한 기쁨이

               나 또한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결국은 돌                   었습니다. 그 뒤로도 저는 여러 가지 입

               아가신 할아버지처럼 죽게 될 텐데, 무엇                   문용 불교 책들을 보았고, 나름대로의 수
               을 위해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                    행도 해보며 마음을 확고히 하여 출가를

               니다. 그러다가 결국 죽는다는 것에 대해                   하게 되었습니다.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부                    출가하여 어느덧 행자생활을 마치고 통

               모님을 설득하여 학교를 자퇴하게 되었                     도사 강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 믿기

               습니다. 그 뒤 중학생 때 뵈었던 스님을                   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
               다시 찾아뵈었더니, 정말 수행을 잘할 자                   다. 아직도 행자 때의 일이 어제의 일 같

               신이 있는지 알아보려면 반 년간 절 기도                   습니다. 지금의 생활도 힘든 부분이 있지

               를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절 기도                   만 결국 제가 절을 마쳤을 때 들었던 상
               를 하기로 결심하고 처음에는 500배부터                   쾌한 느낌처럼, 지금의 일도 결국 모두

               시작했습니다. 500배는 108배와는 전                   좋은 기억으로 되리라 생각하면서 더 열

               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절을 마치고 걷                   심히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기가 무서워질 정도로 근육통이 심했습

               니다. 게다가 그렇게 근육통이 있는 상태
               로 다음날 500배를 할 때는 도저히 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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