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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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년에 지은 「양주 통도사 석가여래 사리지기」(『목은문고牧隱文藁』 권 3과

                         『동문선』 권 73에 수록)와 함께 읽으면 사리 신앙의 내용과 맥락을 보다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비림’에는 중요한 비들이 정말 많다. 1694년에 세워진

                         ‘우운당友雲堂 진희真熙 대사 비’와 ‘낙운당洛雲堂 지일智日 대사 비’, 1704년에 건
                         립된 ‘동운당東雲堂 혜원慧遠 대사 비’, 1723년에 세워진 ‘응암당凝庵堂 희유僖

                         愈 대사 비’, 1721년에 건립된 ‘용파당龍坡堂 도주道周 대사 비’, 1724년에 세

                         워진 ‘능암당陵庵堂 지영智英 대사 비’, 1765년에 세워진 ‘구룡 천유九龍天有
                         대사 비’, 1804년에 건립된 ‘연파당淵坡堂 덕장德藏 대사 비’, 1813년에 세워

                         진 ‘영월당影月堂 우징瑀澄 대사 비’ 등이 여전히 세월의 풍상을 견디고 있다.
                         17·18세기 통도사의 역사를 온몸으로 추동했던 스님들의 행장을 기록한

                         이 비들 가운데 1754년에 세워진 설송(雪松, 1676-1750) 대사의 「비문」에

                         있는 ‘게송[銘]’이 특히 눈길을 끈다.





                                     定則是慧, 선정이 바로 지혜이고

                                     慧則是定, 지혜가 곧 선정이므로

                                     莫曰禪敎, 선이니 교니 따지지 말라
                                     道無動靜. 진리는 움직임과 고요함에 있지 않다.

                                     如月印水, 물에 비친 (하늘의) 달이

                                     分照西東, 나누어 동쪽과 서쪽을 밝히듯
                                     惟師心法, 오직 마음으로 깨달은 대사의 가르침만이

                                     二門一宗. 선과 교를 하나의 교의로 만드네.






                         이천보(李天輔, 1698-1761)가 찬술했고 이정보(李鼎輔, 1693-1766)가 글
                         씨를 썼으며 이익보(李益輔, 1708-1767)가 전자篆字로 비신 상단부의 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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