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3월호 (Vol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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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지 입구 (좌로부터 최석영 교수, 서정원 사진작가, 필자)
견하여 그 모습을 소개하고 또 문헌상의 기록을 검토하여 그 전모를 밝히고자 하였다.
신라 때부터 불지와 불지암은 원적산의 대둔사와 부속 암자 중에서 산봉우리의 8부 능
선에 자리한 위치상의 특이점과 그 기이한 모습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은 이래 19세기
중엽까지 불자와 일반인의 지속적 관심을 받았다. 따라서 이곳은 여느 석굴이나 암자
와는 달리 신비감이 결부된 설화가 발생함으로써 불지 속의 물고기 전설, 금수의 화려
한 황금빛 색채와 다양한 변이, 청춘 회복의 영험을 지닌 약수로 명성이 높았다.
오희창의 「불지기」(1709)에서 소개한 것처럼 불지암은 반 길쯤 되는 황금 불상을 모
신 방 외에 마루와 부엌으로 된 세 칸짜리 건물로서, 바위에 닿은 뒤쪽 지붕에는 너와
를 덮고 튀어나온 앞쪽 지붕에는 기와를 이었으며, 벽과 기둥 등을 깔끔한 단청으로 장
식한 아담한 사찰이었다. 장차 머지않은 어느 시기에 이런 모습의 불지암이 옛 터전에
건립되어 그 단아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새로 발견한 천성산의 불지와 불지암>을 연재해 주신 성범중 교수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성범중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에서 한국한문학을 공부하고 울산대
에서 고전문학과 한문학을 가르쳤다. 한국한시학회장과 울산교육연구회장을 역임했다.
저ㆍ역서로 『역주 목은시고』(전12책, 공역), 『한시로 여는 아침』, 『한시 속의 울산 산책』,
『온계시초』(역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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