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3월호 (Vol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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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화전의 벽화와
이탁오 비평본 『서유기』의 삽화
이번 회의 얘기는 용화전 동쪽 벽에 그
려진 봉선군의 가뭄 이야기에 관한 것이
다. 전체 벽화의 중심이 되는 <현장 스님
의 수륙재> 그림의 오른쪽 협칸에 그려진
그림이다. 그림의 제목은 ‘봉선군모천지
우鳳仙郡冒天止雨’다. ‘봉선군鳳仙郡의 태수가 하
늘을 모욕하여(冒天) 비가 오지 않게 되
었다(止雨).’라는 뜻이다. 벽화는 손오공
이 천상으로 올라가 옥황상제를 만나 비
를 간청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봉선군 【그림2. 옥황상제를 만난 손오공_이탁오본 삽화】
의 태수가 지은 죄로 인해 봉선군에 가뭄
이 들고 그것을 손오공이 해결해 준다는 다. 부채를 든 두 천녀를 세우는 경우, 명
얘기다. 부를 주관하는 천신(구고천존)과 인간의
이 그림은 명대 이탁오 비평본 『서유기』 수명을 주관하는 천신(장생대제)의 두 신
의 삽화를 모사한 것이다. 옥황상제가 거 을 세우는 경우, 동남과 동녀를 세우는
주하는 영소전靈霄殿이라는 편액과 공간의 경우, 무신(탁탑천왕)과 문신(태백금성)
구성, 그리고 인물들의 설정이 기본적으 을 세우는 경우, 호위 무장을 세우는 경
로 일치한다. 특히 화면 중앙의 옥황상 우 등이 그렇다. 요컨대 인물은 다양하지
제와 하단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손오공의 만 둘로 짝을 맞춰 세운다는 점에 있어서
형상은 원본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옥 는 대체로 일치한다. 이 벽화의 원본이
황상제를 시위하는 무장들의 표현이 다 되는 이탁오 비평본 삽화에도 두 무장이
르고, 문관의 복장을 한 인물들의 숫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용화전의 벽화에는
와 위치가 다르다. 먼저 시위하는 무장들 시위 무장이 셋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
의 차이가 분명하다. 용화전 벽화에는 세 세 인물 중 오른쪽의 인물은 일산을 들고
명의 장군이 옥황상제를 호위하는 것으 있고, 왼쪽의 두 인물 중 하나는 칼을 들
로 묘사되어 있는데 두 인물로 짝을 맞춘 고 있고 다른 하나는 도끼를 들고 있다.
원본과 다르다. 보통 옥황상제를 묘사할 모두 무인의 복장을 하고 있으므로 호위
경우, 좌우에 시립하는 두 인물을 배치한 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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