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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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제석천이 인간에게 주머니 두 개                    쌓입니다.

               를 만들어서 걸어 주었답니다. 하나는 남                   그러므로 우리들은 내 마음의 허물을 보

               의 허물이 들어 있고, 다른 하나에는 내                   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도반들이 설사 실
               허물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 주머니를                   수를 하더라도 모른 척 덮어 주는 것도

               목에 걸고 늘 내 허물과 남의 허물을 동                   필요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나 자녀들과

               시에 보라고 한 것인데, 인간들이 그걸                    의 관계에서도 남의 허물을 지적할 것이
               한쪽 어깨에다 잘못 걸었다고 합니다. 그                   아니라 스스로 알고 깨우치도록 해 주어

               래서 남의 허물 주머니는 내 앞으로 오고                   야 합니다. 그리고 남의 슬픔을 덜어 주

               내 허물 주머니는 등 뒤로 걸렸답니다.                    고 고통을 덜어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앞에 있는                    그것이 복을 쌓는 길입니다. 그것이 불보

               남의 허물만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살님들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불보살
               그런데 내 허물을 볼 줄 아는 것이 진정                   님들은 자나 깨나 중생들을 위해서 사시

               한 참회입니다. 염불을 하든 참선을 하든                   는 분들입니다. 우리가 그러한 불보살님

               마음이 고요해지고 내 마음의 거울이 드                    처럼 살아가기만 하면 그것이 복이 되고
               러나면 나의 내면이 들여다보입니다. 지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나간 내 업들이 보이고, 미세한 생각들이                   자리에서 부처님 제자가 된 것이 얼마나
               드러납니다. 그때 평소에 보지 못했던 내                   큰 복입니까. 잠들 때 부처님을 떠올리며

               허물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안                   잠들고, 아침에 일어날 때 부처님을 떠올

               보입니다. 그런 것들이 보이면 나도 모르                   리며 일어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게 몸서리쳐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허물                    불자의 자세이고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이 보인다면 저절로 수행이 됩니다. 그것

               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기도라는 것은 무                   진정한 기도란, 바로 나의 내면을 들여다
               언가를 바라거나 얻기를 원하는 것이 아                    보는 것입니다. 항상 부처님과 같은 자애

               니고 나의 내면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운 마음으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런 허물과 탐친치 삼독 번뇌를 모두 걷                   내 허물을 고치며, 남의 허물은 보드랍게
               어 내고 진정한 내 모습, 즉 내 부처를 친                 감싸 줄 수 있는 아량 넓은 통도사 불자

               견하는 그것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그렇                    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게 되면 저절로 마음에 빛이 나고 공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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