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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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새김_CARVE_刻









                                       刻
                                    김 새





















              인류는 태초부터 무언가 남기기를 즐기는 종족이었나 보다.
              언어가 발달되기 전부터, 기록이 발달되기 전부터,
              흩어져 가는 모래 위에 무언가를 그려 보기도 하고

              나무를 파고 무언가를 새겨 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들은 문득 생각한다.
              좀 더 오래, 지워지지 않는, 어쩌면 영원에 가까운

              그런 흔적을 남길 수는 없을까.
              모래 위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돌로,

              다시 금속으로, 또 AI 시대의 데이터로.
              인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기록을 남기고
              유전시키는 방향을 찾아 왔다.



              우리 주변에는 오래되었으나 현전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방대한 경전의 기록물인 대장경이나
              단단한 바위 위에 새겨진 누군가의 기록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을 ‘새김’의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한다.



              이번 특집은 오래된 금석문에서부터
              사물이 아닌 마음에,

              우리는 진정 무엇을 새겨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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