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2월호 (Vol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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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면 여러분은 오늘 무슨 일을 하실 건가요. 자질구레한 자존심이나 욕심

                         또는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괴로워하실 건가요. 아닐 겁니다. 아마도 내 인
                         생에서 가장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을 떠올리고 실천하려 하겠지요. 사실 매

                         순간은 우리 인생의 끝이자 시작입니다. 찰나생 찰나멸 하는 우리 중생들은

                         매 순간이 죽음이고 매 순간이 태어남입니다. 그래서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이 순간과 지금 이 자리는 끝이자 시작으로서 우리 삶이 현전現前하는

                         시공간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끝이자 시작인 지금 이 순간을 어떠한 마음

                         가짐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알려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얗게 피어난 연꽃을 가만히 바라보면 그 안에 연자蓮子, 즉 씨앗이 송송 맺

                         혀 있습니다. 결과인 연꽃과 원인인 연자가 함께 있는 것이지요. 반대로 결
                         과인 씨앗과 원인인 꽃이 함께 있다고 해도 말이 됩니다. 꽃이 있어야 열매

                         가 맺는 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흔히 연꽃을 인과동시因果同時의 비유로
                         씁니다. 인과동시란 원인과 결과가 한때에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삶은

                         연꽃과 같습니다. 끝난 다음 시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씨앗과 꽃이

                         함께 있는 연꽃처럼 매 순간이 끝이자 시작입니다. 매 순간 끝이자 시작으
                         로서 이어지는 우리의 삶을 영원처럼 소중히 여기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정진하는 향기로운 연꽃과 같은 통도사 불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과

                                      지금 이 자리는 끝이자 시작으로서

                                    우리 삶이 현전現前하는 시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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