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3월호 (Vol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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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말들이 자기 자신을 위축되게
           하고 주저하게 하여 올바른 판단을 저해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무시

           하는 편이 낫습니다.



           사실 우리 중생들이 생각하는 마음이란 지엽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눈과 귀 등으로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여 일어난 복합적

           인 산물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둘러싼 것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좋은 것들을 당기는 힘이 탐(貪, 탐욕)이

           라면 나에게 싫은 것들은 밀어내는 힘이 진(瞋, 성냄)이라 할 수 있

           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이나 사물들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우리 마음은 그러한 것들에 휘둘릴 수밖에 없게 됩

           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의 본질은 아는 작용[知] 그 자체입니다. 아
           는 작용을 본질로 하는 우리의 마음은 마치 맑고 투명한 구슬과 같

           습니다. 붉은 색이 오면 붉게 변하고 푸른 색이 오면 푸르게 변합니

           다. 붉은 색을 대하면 붉은 구슬이 되고, 푸른 색을 대하면 푸른
           구슬이 되지만 맑은 구슬 그 자체의 투명함, 즉 비추는 힘은 변하

           지 않습니다. 결국 주변의 환경이 어떻든 내 본래 마음자리는 변하
           거나 움직인 적이 없습니다. 주변 환경이 내가 아니기[無我] 때문입

           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둘러싼 비판이나 평가, 잣대들 또한 내가 될

           수 없습니다.



           아마도 10여 년 전으로 기억됩니다. 검은 승복을 입고 버스 차창에

           기대어 사색에 잠긴 듯한 일본 스님의 모습을 표지로 담은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의 저자인 코이케 류노스케의 또 다른 저작인 『초역 부처의 말』

           이 요즘 베스트셀러로 역주행 중입니다. 유명 걸그룹 아이브(IVE)
           의 멤버인 장원영이 이 책을 추천하면서 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고 하네요. 그 책의 내용 중에서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에 딱
           맞는 『법구경』의 초역超譯이 있어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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