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2월호 (Vol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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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
           道
           齋

           日



           이날 불자들이 앉은 자리 역시 몸을 의지하는 공간이 아니라 깨달음을 향한 여

           정의 출발점이 되어 주었습니다. 설법전은 보리수요, 좌복은 길상초가 되어 주

           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자리를 떠올리며, 자신
           의 삶 속에서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이미 어두워진 밤중에도 설법전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은은히 가람을 밝혀

           주었습니다. 불자들의 염불 소리는 차가운 밤공기와 섞여 전각을 두드렸고 새
           벽이 밝아 올수록 맑은 기운은 더욱 성성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이동하고 변화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

           지만 이러한 삶의 흐름 속에서도, 늘 우리는 자신만의 자리를 갈구합니다. 그것
           은 물리적이고 고정된 좌석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내면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장 좋은 자리에 앉고 싶어 하고 늘 어딘
           가에 있을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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