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월간 통도 2021년 1월호 (Vol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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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가 밝아 오지만, 여전히 우리의 내일은 어둡다. 두렵고 막막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무엇에 의

              지하여 지혜를 얻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어두운 바다 위에서 한 평 남짓 뗏목에 의지한 뱃
              사공의 마음처럼 아득히 비춰 오는 등대의 불빛이 간절하다. 그래서 사중의 가장 큰 어른이신 방장 성파 큰스님을

              찾아 뵙고 말씀을 여쭈었다. 우리에게 앞으로의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 고견을 청해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요즘 그렇듯, 코로나19로 안부 인사를 여쭈었다. “우리는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 못
              지않게 두려운 일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정부와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각자

              노력하고 조심하여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

              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사중의 입장을 고려하며, 스님의 걱정 어린 당부 말씀으로 본격
              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대화의 첫 번째 주제는 이동인 스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개화파이자 한미수호조약의

              조약문 초안을 작성한 유능한 인물이다. “대개 동인 스님과 통도사가 관련 있다고 생각하

              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그 관련성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합
              니다. 그 관계를 알아야 불교의 개화사상에 대해 이해할 수가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개

              화란 국가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불교가 가진 개방적인 입장의 정신문화 모
              두를 일컫는다.




                “70년대 말에 한 교수가 이동인 스님이 통도사 스님인데 그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 온 적
              이 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좀 알아보긴 했는데, 딱히 짚이는 게 없이 시간이 흘렀지요.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어떤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오쿠무라 엔신(奧村圓心, 1843~1913)의

              『조선국포교일지朝鮮國布敎日誌』인데, 동본원사에서 발견된 자료입니다. 당시에 동본원사
              주지가 오쿠무라 엔신이었고, 분원이 지금의 대각사였는데, 그 기록에 ‘통도사 백련암 이

              동인’이라는 기록이 명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인 스님이 확실하게 통도사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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