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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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이 있었는데, 황제 이하 탁지부와 의정부를 제외한 최고 시주자가 통
도사였다. 용악 혜견 스님의 원력에 통도사 대중 스님들 모두가 뜻을 모았
다 할 수 있다. 해인사 대장경 인경은 1899년 3월 7일부터 시작해 4월 20
일에 완료되었으며 약 1개월 14일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같은 해 5월 2일 회향재를 마치고 불종 통도사에 1부, 법종 해인사에 1
부, 승종 송광사에 1부, 또 13도의 각 사찰에 1부씩 나누어 배포했다.
당시 인경은 경판을 정밀하게 교정하고 목판에 새기는 과정으로 진행되었
으며, 한 장 한 장 세밀한 작업이 필요했다. 또한 인경된 대장경을 보관하
용악 혜견 스님 인경본_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
고 사용할 수 있도록 봉안처를 마련하는 불사도 함께 이루어졌다. 실로 막
대한 자금과 후원,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일이었다. 1899년 5
월 2일 해인사를 출발하여 통도사에 도착한 대장경은 이듬해 창건된
장경각에 봉안되었으며 온전히 보존되어 왔다. 1899년 용악 혜견 스
님의 주도로 이루어진 인경 불사에서 간행된 인경본 전체가 온전히 보존
되어 있는 곳은 통도사가 유일하다. 현재는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디지털화 작업 등 유물 연구와 보존에 힘쓰고 있다.
용악 혜견 스님의 대장경 인경은 경전을 보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
다. 인경 불사를 계기로 통도사가 불교 경전 연구와 수행의 중심지로 자
리 잡게 된 것이다. 대장경이 봉안된 이후, 통도사에서는 강원을 중심으로
용악 혜견 스님 인경본_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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