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월간 축산보림 2025년 4월호 (Vol 521)
P. 16
용악 혜견 스님 인경본_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
八萬經藏何印出(팔만경장하인출) 多時無忘興寢先(다시무망흥침선)
忽憶伽耶經印出(홀억가야경인출) 徃來想必幾多年(왕래상필기다년)
經營大事難成夢(경영대사난성몽) 萬里蒼波促行船(만리창파촉행선)
홀연히 가야산 팔만대장경 인출을 생각하니 왕래에 아마 몇 년은 되었네.
팔만장경은 언제 인출할까 언제나 잊지 못해 잠자리에서도 일어나네.
대사를 경영하여 꿈을 이루기 어려워 만리창파에 뱃길을 재촉하네.
『용악당사고집』의 시문 중
18세가 되던 해 스님은 오산 수암사에서 맑은 차를 마시는 꿈을 꿨다. 매해 같
은 날 똑같은 꿈을 꾸었는데 꿈속 내용이 너무나 생생했다. 그렇게 몇 해가 흘
러 오산에서 온 스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스님에게 수암사라는 절에 대해 물었
다. 그 스님은 당신이 수암사에서 왔으며 혜견 스님이 꿈에서 본 모습이 수암사
의 모습과 같다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스님이 매일 같은 날 꿈을 꿨던 이유가
그날이 수암사 중창주 스님의 기일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창주 스님의 원이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보는 것이라 했다. 혜견 스님은 신
이한 인연에 놀라워하며 자신도 같은 원력을 세우고 많은 사람들이 대장경을 보
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것이 인경 불사의 원력을 세우게 된 계기였다.
스님은 이러한 원력으로 전국을 돌며 인경 불사 모연에 나섰고 고종 황제의
용악 혜견 스님 인경본_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2-3)
칙명과 함께 인경 불사를 성취할 수 있었다. 특히 통도사 스님들의 적극적인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