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컨덴츠 시작

주지스님인사말

불기2563년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스님 취임사




천년 수행도량의 총림 살림을 외호하는 대중으로



영축총림 주지 / 이산 현문

신록이 우리의 품에 안겨오는 초하의 계절입니다. 초록 융단 같은 영축의 위용과 고준한 승풍의 총문은 장구한 역사를 지닌 이곳 통도사를 유 · 무정의 인연들로 하나 되게 하는 최상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시절, 영축총림 제30대 주지 소임을 맡아 사부대중께 인사 드리게 됨은 소중한 불연(佛緣)과 더불어 성스러운 대중의 기운을 입은 큰 복력덕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물의 흐름과 같아, 붙잡아 두려 해도 좀처럼 제 자리를 마련해 두지 않습니다. 소납은 지난 2001년 영축총림 제26대 주지 소임을 맡아 종무 행정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리하여, 행정의 수장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본 지침을 구비하며 대중의 심부름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십 수 년을 돌아와 오늘 다시 주어진 소임을 맡고 보니,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등 조금은 원숙한 안목으로 대중 살림살이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간 우리 총림 살림은 급변하는 시대 흐름과 함께 아주 많은 변화를 거쳐왔고 그와 더불어 다양성 또한 갖추게 되었습니다. 가시적으로는 대중과 사회의 눈높이에 맞춘 도량 건조물의 증 · 개축을 들 수 있으며 운영시스템 상으로도 디지털 사회에 부합하는 종무행정시스템 개선을 통한 업무능력 향상 및 효율성 극대화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통도사는 지난해 ‘산사-한국의 산지승원’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국지대찰, 불지종가로서의 사격(寺格)을 전세계적으로 공인받음으로서 한국불교의 근간이자 명실공한 종합수행도량으로서 인정 받았습니다. 이는 자장율사의 창건 정신을 이어온 계율도량으로서 대중이 도량을 수호하며 승풍을 진작시켜온 독보적 수행공간임을 만방에 알린 계기였습니다. 이 모두는 그간 총림 행정을 책임져 온 역대 소임자 스님들의 원력과 전 사부대중의 일심화합으로 일궈낸 결과였습니다.

우리 민족이 일구어 낸 탁월한 불교문화는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일궈낸 유산이 아닙니다. 천년을 넘게 이어온 통도사의 법맥과 가풍, 또한 승가만의 유산이 아닙니다. 이는 승 · 재가, 즉 사부대중이 함께 일궈낸 전통이자 정신문화입니다. 그러므로, 소납은 역대 선사 스님들의 수행정신을 받들어 불교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결코 소홀함이 없을 것이며, 함께 수행하는 대중의 입장에서 총림 살림을 운영하여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영축총림의 정신적 사표이신 방장스님을 중심으로 함께모인 천여명의 대중스님들 그리고 끊임없이 기도, 수행에 참여하는 재가 대중들을 심신을 다하여 외호할 것이며 스스로의 수행에도 소홀함 없는 모습으로 대중과 함께 하는 열린 행정의 책임자가 될 것을 정중하게 말씀드립니다.

총림은 전통적 수행가풍 위해서 서로를 탁마하는 종합수행도량입니다. 앞으로 우리 영축총림은 불교정신을 선도하는 계율근본도량으로서 한국불교의 종가집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총림을 지향해 가는 수행공동체로서 거듭날 것입니다. 저마다의 가슴에 여래의 성품을 꽃 피우고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통도사의 진정한 주인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63 (2019)년 6월 향기로운 날
영축총림 주지 이산 현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