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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조계종 원로의원 성파대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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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241회 작성일 16-05-11 18:07

본문

“그냥 둬라, 그러면 꽃을 피운다…이것이 행복”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까닭 - 조계종 원로의원 성파대종사

 

부처님의 가르침은

누구든지 알고, 말할 수 있다

49년간 법문을 통해

모든 길을 자세하게

말씀하셨다…그런데 우리는

그 길을 알면서도

왜 실천하지 못하는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전

‘나는 한 말도 한 적 없다’ 말씀

왜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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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질하는 거야. 몇 번 손가락을 보다보면 몇 만 명 중에 한명이라도 달을 보는 사람 있겠지. 우리가 하는 여러 일들, 들꽃축제를 한다, 문학행사를 연다. 모두가 손가락질이야. 사람들을 수행으로 이끌려면 무한대의 학습장인 사찰을 활짝 열어야 해. 그 안에서 젖다보면 제대로 된 수행자 한명 나오지 않겠어 달을 보게 하려고 이것저것 해보는 거지. 달이 무엇인가. 바로 부처고, 부처님 가르침 아닌가. 사찰이라는 곳에 그물을 치고, 달 보는 사람을 건져 올리려고 기다리는 중이지.”

지난 4월23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영축총림 통도사 산내 암자 서운암을 찾았다. 이날은 매년 개최하는 들꽃문학축전이 열리던 날이다. 서운암에는 원로의원 성파대종사가 주석하고 있다. 스님은 몇몇 중견 시조시인들과 환담을 하고 있었다. 인사를 드리고 곧장 스님에게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이 무엇인지 물었다.

“나도 변변치 않은데, 어찌 남의 것을 말하겠느냐. 스승을 찾아 무언가 들으려고 헤매지 말고, 그냥 보고 가라. 각자가 알아서 해라. 그것이 부처님이 우리에게 전해준 법문이고, 내가 불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전부다.”

자등명 법등명의 가르침이 이 시대 우리 불자들이 따라야 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자 성파스님은 “이미 모든 사람은 길을 알고 있다. 2600년 전에 부처님께서 이미 다 말씀하셨다. 다만 가까운 것(실천)도 하지 못할 뿐이다. 하물며 먼 곳(깨달음)을 말해 무엇하랴”며 “사람의 몸 얻었을 때 깨닫지 못하면 빈손으로 다시 저 세상으로 갈 뿐이다. 부지런히 정진하라”고 말했다.

“애민중생. 부처님께서는 애민,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에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구제의 방법은 무엇이냐. 이 사바세계에 큰 가르침의 그물을 쳐서 인간을 건져 천상에 오르게 한다는 것이지.”

성파스님은 우리가 디딘 땅이 바로 고해라고 말을 전한다. 깨닫지 못한 세계는 해탈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괴로움이 존재하는 고해라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지 못한 중생들을 구제해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하려는 자비심이 바로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 그물에 걸려 해탈의 세계로 나가는 길은 무엇일까. 성파스님은 그 길을 “너도, 모든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고 말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누구든지 알고, 누구든지 말할 수 있어. 49년간 법문을 통해 자세하게 모든 길을 말씀하셨기 때문이지. 부처님은 몸소 그 길을 보여주셨지만, 우리가 실천을 못하는 것이야. 왜 부처님께서 49년간 법문을 하시고 나서 ‘나는 한 마디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해. 그러면 무엇이 깨달음이고 해탈로 가는 길이냐. 그 길은 많아. 8만4000가지나 되거든. 행지란(行之亂)이지 비지란(非知亂)이 아니다는 말이야.”

행하기 어렵지, 그 길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즉,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다는 가르침이다. 실제 그렇다. 당나라 시인 백낙천이 도림선사를 찾아 ‘부처님 가르침의 대의가 무엇입니까’ 묻자 도림선사 역시 ‘제악막작(諸惡莫作)하고 중선봉행(衆善奉行)하라. 세 살 먹은 아이도 알지만 팔순 노인도 이를 행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모든 선을 행하고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것. 성파스님 말씀대로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안다는 것은 두 가지가 있어. 첫째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고, 모르는 것도 모르는 것이지. 모른다는 것을 알면 모르는 것을 배우면 돼. 하지만 내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면 얼마나 답답한 삶이겠는가. 결국 모르는 것도 모르니 길을 묻지도 못하겠지. 우리가 어떤 목적지를 가는데, 그 길을 알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어. 길을 걸으면 기필코 도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피안이야. 깨달음의 동산이지.”

스님은 “한번 태어난 인생, 부지런히 정진하라”고 당부했다. 시간은 어차피 지나간다. 무엇을 하던지, 하지 않던지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는 시간을 낭비하고, 누구는 헛되게 쓴다. “동서고금, 모든 인류를 막론하고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져 있다. 다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어떤 가치를 두고 시간을 이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스님은 “해가 지면 잠을 자고, 해 뜨면 눈을 뜨고 일어나 밥을 먹어야 한다. 그 사이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 일을 하는데 있어 경중을 따져 최대한 아껴 써야 한다. 그것이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물체는 본말이 있고, 시작과 끝이 있어.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먼저 알아야 하는지,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잘 가리는 사람이야말로 현명한 사람이지. 그리고 항상 자기 점검을 해야 해. 지금 옳은 일도 다음에 달라질 수 있거든. 항상 자기를 점검하고, 주변 여건을 돌아보면서 살아간다고 하면 그것이 바로 부처님을 따라가는 길이야.”

다실에 난초 하나가 놓여 있다. 잠시 난초를 보는데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다.

“우리가 난초를 키울 때 참 정성을 들여.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시기를 정해놓고, 햇볕도 신경을 쓰곤 하지. 땅에서 스스로 잘 자라던 난초를 캐서 화분에 옮겨놓고는 부산을 떨지. 모든 생명은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가지고 있어. 간섭할 필요도 없고, 그냥 두면 된다. 자연보호가 무엇이냐. 나무에, 풀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바로 자연보호야. 음지식물은 음지에서 살도록 해주고, 양지식물은 양지에서 살 수 있도록 식생을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돼. 그러면 스스로 살아. 그리고 좋은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환희심을 일으키게 해주지.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고뇌의 반대, 행복 아닌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저 난초를 한번 봐. 난초가 산에서 살고 싶어하지, 화분에서 살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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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지말고, 내 손가락을 보지말고 달을 보라”는 원로의원 성파스님. 지난 4월23일 통도사 서운암에서 만난 스님은 “부처님은 중생에 대한 자비심으로 사바를 구할 큰 그물을 치고, 가르침을 전한 분”이라고 법문했다.


성파스님은 서운암 일대에 야생화 단지를 조성했다. 정확히 말하면 야생화들이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을 뿐이다. 지금은 그곳에 갖가지 야생화가 피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꽃구경을 온다. “입학도, 졸업도 없고, 나이 제한도 성별 차별도 없는 무한한 학교”인 사찰을 찾는 사람들이다.

하루하루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인가 물었다. 성파스님은 “문학을 하라”고 말했다.

“사람과 동물이 무엇이 다른가. 먹고 자고, 두려워하고 기뻐하는 것, 모두가 같아. 단 하나 사람만 문학을 할 수 있어. 문학은 신도 못해. 사람만이 하는 고귀한 행위지.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거나 창작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정화시켜 가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가야 해. 문학이 바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공부고, 수행이겠지.”

 

■ 성파스님은… 

월하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70년 월하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71년 통도사승가대학을 졸업한 이후 총무원 사회부장과 교무부장,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소임을 맡았다.

스님은 문화포교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84년 시조문학 발전을 위해 성파시조문학상을 제정, 시인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1985년부터 영남시조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서운암 주변 5만여 평에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매년 많은 문인들을 초청해 들꽃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더불어 매년 5월 말에는 천연염색축제를 개최해 전통 염색기법과 전통한지 감지를 재현하고 있다. 2013년에는 도자기로 팔만대장경을 재현, 16만 도자대장경 불사를 완공한 공로로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옻칠문화에도 관심을 갖고 옻칠 도예품 제작을 재현했으며, 서예 및 선화 등에도 조예가 깊다.

[불교신문3202호/2016년5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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